서로를 돌본다는 건 어쩌면 서로를 견디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이 계속될지라도 그새 얼음 결정 카펫이 되어버린 눈 덮인 땅 아래, 봄이면 으레 움트는 생명, 그 무엇이 추위를 이기고 서로를 견디며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엄마와 나는 서로를 돌보는 관계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서로를 견디고 서로를 인내하면서.
<'엄마, 우리 살길 잘했다' 중 발췌>
엄마는 2021년 8월 간암 수술을 했고 수술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간 왼쪽과 오른쪽 사이의 중요한 혈관이 지나는 바로 옆에 있는 암은 깨끗하게 제거되었다. 수술 이후 1년 8개월이 지났고 그동안 엄마는 소화기내과와 간담체외과 검사와 외래진료만 열여섯번을 다니셨다. 3월 13일, 열 여섯번째 진료에서 엄마는 간수치를 포함해서 모든 검사수치가 정상이라는 결과를 받으셨다. 혈당이 약간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다 좋다고 하셨다. 지금처럼 운동과 식이요법을 열심히 하시면서 꾸준하게 병원 와서 체크하면 된다고 하셨다. 진료실 문앞을 나서는데 긴장되었던 엄마의 얼굴 근육이 스르륵 펴졌다. 벌써 16번째인데도 말이다.
오늘도 서로를 돌보는 따스한 봄날 되세요. 🙂
It's not that unusual When everything is beautiful It's just another ordinary miracle today The sky knows when it's time to snow Don't need to teach a seed to grow It's just another ordinary miracle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