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문장이다. 김광석의 4집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라는 노래의 리마스터링 버전을 들으며 이 문장이 문득 생각났다. 일상 속 만나는 많은 관계에서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고, 수도 없이 피어나는 갈등을 해결하지도 거기서 생겨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도 관계를 정리하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이어가는 '피곤한 사회'를 살고 있기 때문일까?
하루키라는 작가와 그의 책에 대해서는 여러 평론가들과 독자들을 통해 다양한 해석과 반영이 흘러넘칠 정도이지만, 나는 작가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이 소설에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의 의미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건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지만, 누구나 그 싸움에서 살아 남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주 30안녕의 책모임에서는 <아몬드>를 읽고 난 소감과 생각, 경험을 나눴다. 요 며칠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던 무서운 사건 이야기를 들으며 이 책의 어떤 장면들과 오버랩되기도 해서 놀랍기도 하고 책에 더 집중하며 읽게 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눔 게시판에 누군가는 이렇게 남겨주었고,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사랑'이었다는 결론이 났다는 것이 무척 고마웠다.
"우리 사회에 '사랑'이 더 필요하고,
그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기분이 들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연결되게 해주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