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일본여행에서 많이 보게 된 풍경은 아마도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의 모습이었을 거다. 일본인들도 있었지만, 관광지에 찾아온 외국인들이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빌려입고 한껏 여행자로 기분내는 모습이었다. 그 중에는 한국 사람도 많았다. 일본의 전통 가옥이 즐비한 니넨자카(二寧坂)나 산넨자카(産寧坂)에는 조금 보태어 말하면 여성 중 3분의 1 가까이는 기모노를 입었을 정도였다. 여행객들 틈바구니를 다니다가 더위도 식힐겸 말차하우스에 들러 차를 마셨다.
"옷은 단지 예뻐서 입는 것만은 아닌데...
전통옷을 입는다는 건 그에 걸맞는 태도와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건데..."
일본 전통 옷인 기모노를 입고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거친 말을 내뱉는 일부 여행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안타까워 하시며 말씀하셨다.
유독 흰머리가 많은 여동생이 점심을 먹으러 회사 근처에서 길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대뜸 왜 그렇게 흰 머리가 많은데 염색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말이다. 당황한 동생이 무슨 일이시냐, 왜 그러시냐고 묻자, 그제서야 그쪽 업계 사람인데 좋은 상품이 있어서 한번 물어봤다고 하더란다. 그러면서도 명함 한 장, 상품 소개서나 샘플 하나 건내지 않았다고 했다.
경우에 걸맞는, 어울리는 말과 행동, 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고지식한 꼰대들의 잔소리로만 여기지 말아야한다.
네 마음이 조금 흐려질 때면 난 가만히 너의 곁에 있을게 내 사랑이 가끔 불어오는 바람처럼 느껴지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