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마와 식사 준비를 하다가 흰색 사각접시를 깨뜨렸다. 식탁위에 다른 그릇을 올려놓다가 그만 접시를 식탁 아래로 떨어뜨린 것이다. 심지어 빈 접시가 아니었다. 접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도자기 파편은 물론 담겨있던 양념 간장까지 식탁 아래 곳곳에 파편 자국을 남겼다. 근래 한달안에 두 번째다. 지난 번에는 밥 그릇, 이번에는 접시.
쨍그랑 하는 소리에 놀라며 뒤를 돌아본 엄마는 괜찮은지 물었다. 괜찮다며 깨진 접시를 정리하려고 용수철처럼 자리에서 일어난 내게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순간, 김창옥 교수의 'Are you okay?' 강의가 떠올라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웃어야 할 상황이 아님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