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이다. 그냥 안되는 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늘상 그렇다. 먹지 않으면 속이 편하고, 무언가를 먹게 되면 속이 불편하고 거북해진다. 이런 증상은 10년이 더 된, 만성 소화불량이다. 10여년 전, 회사 업무차 행사를 준비하던 중에 다친 이후로 신경통증에 시달리며 여러 병원을 다니며 치료하기를 1년은 족히 되었고, 쉽사리 잡히지 않는 통증때문에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기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 후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찾아 먹겠다는 결심으로 식단일기를 1년 이상 적어보기도 하고, 몇 년동안 줄곧 회사에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근하기도 했다.
요사이 속이 불편한 날이 많아져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동안 왠만한 소화제는 다 먹어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루약, 알약, 한약환, 드링크제까지 섭렵했고, 한국 소화제는 물론, 홍콩, 일본, 중국, 미국에서 잘 듣는다는 소화제도 공수해서 먹어보았다. 지인들이 여행을 다녀왔다가 챙겨주기도 해서 귀하게 여기며 아껴먹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링크제에 가루약을 털어넣으면 소화에 조금 도움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잘 들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럼, 최후의 보루로 뜨거운 핫팩을 배위에 올려놓고 뱃속이 잠잠해지고 위는 열심히 운동하기를 바라며, 엄마의 특제 매실차를 따뜻하게 만들어 한 잔 마신다. 속이 다스려지지 않아 자주 찾게되는 내과 선생님은 각종 소화제와 함께 '배추 된장국'을 처방내려주셨다. 잊어버렸던 된장국 처방이 생각나서, 버섯과 두부, 배추를 넣은 된장국을 잔뜩 끓여놓았다.
속 편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