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의 삶을 이끌어준다, 안내해준다는 것이 말이 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위대한 철학자에 시대의 현자라 할지라도 말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예견한다는 것도, 그것을 짐작하여 좋은 안내자가 된다는 것도 사실 어불성설이다. 그저 할 수 있다면 같이 가보는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의 삶에 가장 위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사랑과 동행일 것이다. 사랑하는 것도 동행하는 것도 상대와 함께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삶을 마주하며 함께 걷고 함께 살아내지 않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그저 얄궂은 충고나 얄팍한 경험 자랑에 그칠 뿐이다.
한참 전에 동생과 대화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요즘은, 선생은 있어도 아버지는 없다고. 교사처럼 가르치려고 하고 평가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아버지처럼 품어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어주고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어 아쉽다는 의미였다. 언제부터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말을 심심치않게 사용한다. SNS에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 멀찍이 떨어져 자랑하고 뽐내며 훈수두기보다 오늘 한걸음이라도 함께 걸어주기를...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