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주일, 장애학생들과 함께하는 사랑부 예배를 드렸다.
성찬 순서도 있는 특별한 예배였지만 여전했다. 정신없는 것도 여전하고, 그렇지만 그 가운데 감동이 있는 것도 여전했다. 학생 중 서너명은 아주 큰 소리를 지르거나 예배 시간 내내 돌아다닌다. 천장에 머리가 닿도록 폴짝폴짝 뛰는 학생도 있고, 목사님의 설교 시간 내내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하는 동요를 손뼉까지 치며 부르는 덩치 좋은 남학생도 있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조울이 심한 여학생도 있는데 어제는 광고 순서를 진행하시는 남자 선생님의 품에 안겨 선생님의 얼굴이 홍당무가 될때까지 놓아주지 않아 진땀을 빼기도 했다. 나도 사랑부에서 교사를 하며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피아노 반주를 하다가 어느 여학생 하나가 피아노 뚜껑을 쾅 하고 닫아버려서 하마터면 골절상을 입을 뻔했던 적도 있었다. 같은 부서에서 봉사하는 여동생도 여름캠프를 함께 갔다가 두 배 정도 덩치의 여학생의 손아귀 힘에 못이겨 부상을 입고 손에 물이 차서 한참을 고생하기도 했었다. 사랑부 교사로 봉사하면서 이런 것은 다반사다.
코로나 시기에 등록했던 어느 남학생이 드디어 몇 주 전부터 현장 예배에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의사소통은 물론 몸을 스스로 가누는 일조차 힘들어했다. 다리를 구부리고 펴는 일조차 혼자 하기 힘들어 예배실 한쪽에 전용 자리를 마련해주고 건장한 남자 교사들 여러 명이 전담하고 있다. 몸부림치다가 다리가 구부러지면 다시 편하게 다리를 펴주고 몸을 못가누다 옆으로 쓰러지면 편하게 눕혀 주기도 하고 다리를 주무르며 마사지해주기도 한다. 땀을 뻘뻘 흘리시며 애쓰는 교사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감동이지만 주변의 학생들의 모습에 더 감동이다.
감정기복이 심한 여학생이 새로 온 남학생의 몸부림이 심해지니 가까이 오더니 철푸덕하고 남학생을 바라보며 누워버렸다. 담당 선생님에게 여쭤보니 본인이 지켜주겠다고 하더란다. 동시에 내가 맡은 스물 넷 남자 청년도 예배 중에 벌떡 일어나 출입문으로 향하길래 어디 가느냐고, 예배중이니 안된다고 했더니만 새로 온 학생이 밖에 나갈까봐 문을 닫는다고 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안된다는 말부터 했던 것이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약함이 많은 학생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따뜻했다. 언제나 가장 솔직하고 거짓없는 모습으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표현의 방식대로 마음을 나타내고 사랑을 전하려는 이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에 따뜻한 기운이 차오른다. 매주 천국을 누리게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과 함께하며 모두가 평안했다.
님, 오늘도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샬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