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랑부 공동체에서 7년 가까이 함께한 스물여섯의 장애청년이 함께 살던 친척 집을 떠나 지방의 한 장애인생활시설로 가게 되었다. 지난 달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 한켠이 아팠다. 장애를 가진 이들도 시설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고, 지역사회안에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온 나로써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아팠다. 나와 우리의 기대가 지나친 이상인가 싶어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잠깐이라도 시간을 갖고 얼굴보며 제대로 인사나누고 싶어 점심시간을 빌어 티타임 송별회를 가졌다.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괜히 마음이 어떠냐고 싱거운 안부를 물으며 말을 건냈다. 오히려 나와 여동생, 엄마, 우리 셋은 축복이 담긴 인사를 들었다.
"딸들하고 엄마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내가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도리어 떠나가는 이에게 듣게 되었다. 고마운 말 그대로 새겨듣고, 곱절의 마음을 보태 나도 돌려주었다.
"주님, 우리 00가 새로운 공동체에서 더 크게 사랑받고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사랑의 끈으로 길게 연결된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