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살다보면 힘들거나 지칠 때, 좋은 일이 있어서 나누고 축하받고 싶을 때, 숨어들고 싶을만큼 사람에게 치일 때도 있다. 그럴 때, 함께 기쁨과 슬픔, 아픔과 고통, 그 어떤 것이든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 한 사람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도종환 시인의 '벗 하나 있었으면'을 읽다보니, 그런 마음이 더 깊어진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나도 누군가 한 사람에게만큼은 그런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고 마음 먹어본다. 그렇게 서로를 벗하며 기대며 살아가는 이웃이고 친구관계가 되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