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일어나 부시시한 얼굴로 잠도 안깬 채로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엄마의정기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지난 주 3개월만에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했고 그 결과를 듣는 날이었다. 일찌감치 서둘렀고 진료 전에 병원 근처 국밥집에서 콩나물국밥도 먹었다. 우리 모녀의 소박한 나들이 삼듯이 병원 외래 진료에 온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먹고나니 차가운 아침 공기에 얼어붙은 몸이 녹아 내렸다. 몸에 돈 국밥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병원으로 들어갔고 출근길로 바쁜 병원 직원들 틈바구니에 껴서 우리도 외래 접수를 마쳤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병원에서 엄마는 적당히 배도 부르고 찬 바람도 없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계셨다. 봄볕에 마당 한 구석에 기대앉은 병아리처럼 말이다.
엄마는 병원 진료를 올 때면 그 전날에 잠을 편히 자지 못하고 뒤척이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병원에서 무슨 이야기를 듣게 될까, 별일 없이도 긴장이 되시나보다. 번번히 딸이 보호자로 동행하는 병원 진료에 미안함과 고마움도 뒤섞여있다. 그래도 밀려오는 잠은 막을 수가 없다. 내가 있으니 편히 쉬고 계시라 하며 엄마의 쪽잠을 말리지 않았다.
님, 오늘 점심에는 국밥 한 그릇 어떠세요? 속이 든든해집니다.
<매일 안녕>은 여러분과 누군가의 안녕을 바라며 발행하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
언제나 난 엄마의 딸로 다 버텨내고 살아갈 테니 걱정하지 마요!
말하지 않아도 난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처럼 좋은 엄마 되는 게 내 꿈이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