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에 산책을 하다가 동네 놀이터를 지나가는데, 가족들로 보이는 한 무리가 보였다. 아이들 놀이공간과 어른들 운동공간이 함께 있어서 평소에도 아이들, 엄마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지라 그들도 평소에 보던 이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중 가장 나이 많아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사위인지 아들인지 모르겠는 중년의 남자와 2,30대 청년 둘에게 자꾸 무언가를 권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라. 운동에 도움이 돼. 나는 저거 한다."
아마도 명절을 맞이해 집에 찾아온 자식과 손주들에게 어르신께서 평소에 이용하시던 운동기구를 써보라 권하시는 것 같았다. 좋은 것을 권하고 싶은 마음이시겠지. 운동기구 하나하나 써보라고 추천하시며 자신의 일상과 자신의 영역을 공유하시는 모습이 정겨워보였다. 자녀들 눈에는 별것 아닌 것일지도 모르는 놀이터 운동기구이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나누고 알려주려는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차린다면 그때부터 별 것이 되고 특별한 것이 될 것이다.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나누고 함께 하고 싶은 가족의 마음, 오늘도 잘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