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실 작가의 '순례주택' 에 나오는 대목이다. <오늘안녕>에서 함께 읽었던 책 중 하나인데, 그날따라 참여자가 한 사람밖에 없어서 둘이 오붓하게 카페에서 책 모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고 순례주택은 한번 살아보고픈 집이 되었고, 순례씨는 만나고픈 건물주이자 이웃이 되기도 했다. 순례 주택 세입자들이라면 누구든 함께 쓸 수 있는 옥상이라는 공간은 지금 흔히들 말하는 쉐어스페이스하고는 또다른 결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같지만, 라면과 김치를 채워놓는다든지 밤에만 옥상에 올라가는 401호를 세입자를 방해하지 않으려 애쓰는 순례주택 사람들의 모습은 누군가의 배려와 마중이 있는, 특별한 공생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그런데 서두에 언급한 어른에 대한 정의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때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나도 예전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반증같아서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 굳이 역량 부족을 들지 않더라도 자기 몫은 자기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해서 먼저 도와달라고 청하는 것은 물론, 도와준다고 해도 괜찮다고 손사레를 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꼭 그렇게 해야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려고 한다.
"어른은,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그런데 힘을 다해 애써도 어렵다면
혼자서는 어렵다고 도움을 청할 수도 있는 사람이야."
Watch the sunrise along the coast As we're both getting old I can't describe what I'm feeling And all I know is we're going home So please don't let me go, oh Don't let me go, oh-oh-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