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일치하거나 서로 가깝다면 인생이 좀 더 편하고 수월할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오늘안녕> 프로젝트가 끝났지만, 끝난게 끝난 것이 아니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서류에 치여 살고 있다. 직장에서 수도 없이 해왔던 일이지만, 유독 적은 지원금에도 해야 할 일과 요청받는 서류들이 산더미라 머리가 아프다. 차마 밝힐 수는 없지만, 너무 꼼꼼하게 처리해서 도리어 무리한 요청을 받는 상황을 맞이하니 '이것 참 낭패'라고 생각될 만한 해프닝도 있었다. 요청받았으니 결국 해야 하겠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동생의 이사문제를 도와주면서 매일 여기저기에 정보를 알아보고 돌다리도 두드리느라 며칠째 수십통의 전화로 입씨름을 하고 있다. 잘 모르는 일을 알아보고 물어보고 확인하느라 머리가 지끈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이니 씩씩대면서도 하고 있다.
작년부터 만나 인터뷰를 하고 지금까지 계속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세계가 연락을 해왔다. '마음의 안부'의 주인공 중 한 명이기도 한 세계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첫 월급을 받아서 내게 밥을 사고 싶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내가 편한 장소로 오겠다는 배려 가득한 제안까지 덧붙이면서 말이다. 때로는 할 일과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뒤섞여 일상이 복잡하고 정신없게 굴러가지만, 뜻밖의 기분좋은 소식 하나에 숨통이 트이기도 한다. 이번 주말에는 세계에게서 밥을 얻어먹어야겠다.
💌 개인적인 사정으로 11월 9일 레터는 쉬어갑니다. 💌
다른 시간 세상 속에 뿌려진 아침에서 밤으로 가는 통신 어둠 되어 내 마음을 적셔줘 외로움을 지키는 인내를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