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났다. <마음의 안부>가 나오고 가장 뜨끈한 8월에 책의 또다른 주인공 모카, 모험가와 만났고, 9월에 북토크 자리에도 용기있게 나와주어 함께 자리했었다. 10월 한달을 건너뛰고 본격 겨울 추위가 찾아온 11월에 세계를 다시 만났다.
단기 근로를 하게 되었는데 내게 월급턱을 쏘겠다며 첫번째 월급이 나오는 날에 신이 나서 연락을 해왔다. 여러가지 일로 정신없는 와중에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 고마웠다. 당연히 축하의 인사를 나누었고, 흔쾌히 약속시간을 잡았다. 일할 기회를 얻고 노동의 댓가를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세계의 마음이 고마웠다. 세계의 제안은 내게는 마치 어떤 결실과도 같은 것이었다.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지지와 격려를 통해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여유가 생기고, 마음을 나누게 되는 관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힘과 용기를 내는, 아주 평범한 일상으로 회복되는 그 과정을 보는 것은 무척 벅차오르는 감동이다.
"제가 확실하게 쏠게요."
매번 얻어먹어서 미안했다는 세계는 생애 첫 월급을 받고 월급턱으로 태국식 쌀국수와 커피를 사주었다. 다 먹지 못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은 나를 보며 입맛에 안맞느냐며 걱정스럽게 묻는 세계는 내가 양이 적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그래도 조금 더 먹으라고 권했다.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양파절임과 숙주나물을 골라 한 젓가락을 더 하고는 세계가 숟가락을 놓을 때까지 젓가락을 들고 국수면발을 휘적거렸다. 그러고 보니 작년 겨울 세계와 나는 합정에서 쌀국수와 볶음밥을 먹었다. 그날도 오늘도 따스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따뜻한 밥상이어서 참 좋았다.
오늘 점심은 맛있는 쌀국수 어떠세요? 🤗
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 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 기억할게, 내가 뭍에 나와 있어 그때 난 숲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