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빌레라'에서 일흔의 노인 심덕출(박인환)이 이십대의 젊은 발레리노 이채록(송강)에게 발레를 배우며 한 말이다. 덕출은 까만 머리가 파뿌리처럼 될때까지 한평생을 집배원으로 일하며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한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은퇴 후 우연히 알게 된 발레에 빠지게 되고 제대로 배워보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덕출의 모습은 십대 청소년들이 적성을 찾아 열의를 불태우는 모습처럼 무척 반짝였다.
칠십 평생을 살며, 어쩌면 먹고 사느라 바빠서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볼 여유도 없었을거다. 그렇게 뒤늦게서야 발견한 덕출의 꿈에 주위의 대다수는 나이와 성별에 걸맞지 않는다며 만류했다. 덕출의 꿈을 응원했던 사람들은 포기와 좌절을 경험했던 사람들이었고, 안정된 길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던 사람들이었다. 의사를 때려치우고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꿨던 막내아들,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며느리.
3개월째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G님에게 연락이 왔다.
"시험 준비를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증명사진도 꺼내보며 조금씩 꿈틀거리는 저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오랫동안 움츠려왔던 자신을 다독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G가 잘 걷고 잘 뛰다가 한 번은 날아올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