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같은 코스를 걷기도 하지만,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버스를 타는데 그때 타는 것이 마을버스다. 마을버스를 타게 된 건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부터인데, 그 전에는 마을버스를 타본 적이 거의 없었다. 지금 사는 동네가 은평구에서도 구도심이라고 불리는 오래된 동네라 골목이 많고 길이 좁기 때문에 마을버스를 타는 것이 집 근처 골목까지 편하게 오는 최적의 방법이다. 물론, 이 동네에 시내버스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노선 여러개가 있는 꽤 규모있는 시내버스 종점이 있다.
집 근처 큰 길에 나가면 지선버스, 간선버스가 하루에도 수백번씩 오가고 있지만, 그 사이를 용맹스럽게 다니는 사이즈만 조금 귀여운 마을버스가 간간히 좁은 골목길을 뚫고 다니는 것도 볼 수 있다. 은평구 구도심의 핵심인 연신내 전철역에 내리면 은평의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 달리는 마을버스 정거장이 보이고 심지어 대기하고 기다리는 마을버스 정거장도 있다.
사람 많고 북적거리는 오래된 동네로 이사오게 되면서 마을버스는 낯선 풍경 중에 하나였지만, 이제는 무척 요긴한 탈것이 되었다. 우리 집과 3분 거리의 가까운 골목까지 태워다주는 것도 고맙고, 마을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기사님과 주고 받는 인사도 즐겁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정도의 짧은 인사일 뿐이지만,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지니 정겹다. 낯설었던 동네살이도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보다.
오늘도 익숙한 일상속 반가움과 정겨움을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