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울면서 전화가 왔다고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동생에게 교회 장애 공동체인 사랑부에서 맡고 있는 20대 청년 유미(가명)가 연락이 온 모양이었다. 어디에서 어쩌다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문자 폭탄이 날아오는데 보나마나 울먹거리며 문자를 보내고 있음이 분명했다. 왜냐하면, 그와 비슷한 경험을 몇 개월전에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가기 위해 전철역에 내려 계단을 올라가는데, 유미가 플랫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계단을 마구 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불렀더니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카드 겸용 교통카드를 잃어버렸던 모양이었다. 찾으러 가야 한다며, 엄마한테 혼난다고 이야기하며 울며불며 정신을 못차리는 유미를 붙들고는 함께 카드를 찾으러 다녔지만 크기가 작아서인지 지하철 역사에서 잃어버린 것이 맞는지도 확실치 않아서 눈에 뛰지 않았다. 역무실에 가서 유실물 신고를 하고 연락을 부탁드린 후에 교회 예배에 갔었는데, 다행히 끝나고 들른 지하철 역무실에서 카드를 찾을 수 있었고 담당 교사인 동생과 유미는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스러운 카드 재회식을 했었다.
괜찮다고, 찾을 수 있다고, 일단 오늘은 날이 추우니까 지하철에서 헤매지 말고 집에 들어가고 유실물센터에 신고해놓고 찾자고 이야기를 해두고 어머니께 연락해서 유실물센터 연락처와 유미의 상황을 설명해드렸다고 했다. 알겠다고 답하시며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지는 유미의 엄마는 '어제 산' 목도리라고 하셨다고 했다.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어려움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왠지 모를 지난한 삶이 그려져 마음이 아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