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추수감사절 예배가 있었다. 나는 교회 장애인 공동체에서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데, 그날도 발달장애 청소년과 청년들이 있는 공동체에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렸다. 학생들 가정에서는 마음을 담아 예쁜 과일을 챙겨왔고, 그 과일은 노숙인들의 추수감사절 선물로 전달하기로 했다. 나도 동생과 예쁜 황금향을 사서 과일을 놓은 단상에 올려놓았다.
학생들은 과일과 함께 가져온 감사의 기도제목이 있었다. 하나하나 읽는데, 마음이 뜨거워졌다.
감사해요
한 해도 기도로 잘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은혜
주님 사랑해요
저희 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한해동안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살아가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잠 잘 가게 하시는 것 감사,
학교에 다니게 하시는 것 감사,
화장실 잘 가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학생들이 직접 삐뚤빼뚤 힘이 들어가게 눌러쓴 감사, 엄마가 대신 써주신 감사까지, 어찌보면 저들의 감사가 말이 되나싶기도 한데 공동체 안에서 가까이 그들을 보는 나로써는 너무 공감이 되는 기도제목들이다. 장애라는 연약함이 있지만 사랑으로 감사로 채워가는 그들의 삶의 면면을 읽을 수 있어 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