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를 가는 길, 우연히 동네 작은 마트앞에서 할머니 한 분을 뵈었다. 평소에 동네 골목과 상점을 돌아다니며 내다 놓은 빈 상자나 폐지를 주으셨던 할머니께서는 마트앞에서 부지런히 비질하고 계셨다. 할머니 옆으로는 포장 테이프를 뜯고 납작하게 펴서 차곡차곡 정리해놓은 상자가 잔뜩 실린 이동수레가 있었다. 아마도 마트 사장님게 빈 상자를 받으시고 마트 앞을 청소해 주시는 것 같았다. 고마움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으시는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졌다.
동네에는 규모가 큰 다른 마트가 있는데, 한 장애 가족이 마트 한 쪽 옆에 자리를 잡고 그 마트에서 나오는 갖가지 상자들을 정리하며 고물상에 내다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워낙 나오는 상자도 많고 정리할 일거리가 많다보니 가족들 여럿이 함께 일을 한다. 빈 상자를 정리하고 쌓아놓는 일과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상당히 단순해보이는 일이지만 그 가족 덕분에 마트 직원들은 일거리가 줄었을 것이고 가족들은 많은 상자를 쉽게 구하고 정리한 상자를 내다 팔아서 생계에 보탬이 되고 있을 것이다. 마트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많은 상자와 그것을 정리하는 한 가족을 생각하다보니 또 한 사람이 떠올랐다. 마트 한켠에 그 가족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 마트 사장님의 결정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으려나? 때로는 조금 더 권한을 가진 사람이 더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나 혼자만의 안위와 이익을 넘어서 '함께'를 위한 방법과 선택이 여러 사람을 더불어 살게 한다. 그런 선택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오늘도 함께!
우리 힘들지만 함께 걷고 있었다는 것 그 어떤 기쁨과도 바꿀수는 없지 복잡한 세상을 해결할 수 없다해도 언젠가는 좋 은 날이 다가 올 거야 살아간다는 건 이런게 아니겠니 함께 숨쉬는 마음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