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잠도 덜깬 채로 지하철에 몸을 싣고 꾸벅꾸벅 졸아도 내려야 할 역에서는 기가 막히게 눈을 뜬다. 일터에 나가면, 회의인지 실갱이인지 모르는 미팅과 업무조율이 계속되고 퇴근 후 지친 피로곰으로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면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은 남의 일이 된다.
가사를 도맡아 하는 사람은 종일 티도 나지 않는 집안일을 수시로 하고 삼시세끼 식사를 챙기고 식구들의 빨랫감을 정리해서 세탁기를 돌리고 건조대에 널고 다시 개고 '내일은 뭐 먹지?' 고민하다가 동네 마트를 한바퀴 돌거나 온라인 마켓을 기웃거리며 장바구니에 먹을거리와 간식거리를 챙긴다. 화장실 휴지와 치약은 왜 그렇게 금방 떨어지는지 모른다.
일주일이 금세 지나고 계절이 바뀌어도 일상은 계속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비슷하고 별일 없는 일상을 살지만, 누군가에게는 온 마음다해 간절히 바라온 기적같은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 대한 감사를 누리며, 허투루 보내지 않으리라 다시 마음 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