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안녕] 우리 모두의 안녕을 묻습니다
산에 들에 미세먼지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서 집안 온 창문을 열어놓고 환기를 시키는데 저만치 떨어져있는 뒷산 산책길의 담장을 따라 길게 늘어져있는 노란 개나리가 보였다. 매화, 산수유를 이어 목련, 개나리가 골목 곳곳에 보이는 시기가 되었나 보다.
아침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서 청소를 서두르는데 메리 크리스마스 문구나 순록 그림이 그려있는 쿠션 커버를 보고 있자니 아직 겨울과 봄이 섞여 있는 듯 했다. 봄을 재촉하는 마음으로 지난 겨울 잘 쓰던 크리스마스 문양의 쿠션 커버를 얼른 벗겨버렸다.
봉산 산책길 초입 가까이 살고 있는지라 봄이면 산새소리가 왠만한 합주곡같다. 간혹 악보도 못 읽는 녀석들이 있는지 제멋대로 떠들어대며 음정, 박자 무시하고 동시에 빽빽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테라스로 통하는 문을 열고 허공에 대고 한마디 하기도 한다.
"야, 이 녀석들아! 적당히 해라."
그래도 이곳에서 맞이하는 세 번째 봄이 나쁘지 않다. 자연과 가까이 지내려면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도 배웠다. 음정, 박자는 잘 몰라도 사람 말은 알아듣나보다. 그새 새소리가 적당해져서 듣기 딱 좋을 만하다. 녀석들.
님, 절로 기분 좋아지는 봄의 소리에 귀기울여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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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젊은 처자 꽃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김형미 -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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