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사랑부 선생님 댁에 식사 초대를 받았다. 점심 같이 먹자고 한 것이 집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우리는 처음 찾아가는 집에 빈손으로 갈 수가 없어서 엄마가 정성껏 지은 찰밥과 천혜향 한 박스를 들고 갔다.
점심 밥상은 갖가지 나물반찬에 직접 쑨 도토리묵, 맛집 손만두와 야채를 가득 넣은 만두 전골, 시누이가 해주었다는 쑥개떡과 구수한 누릉지 숭늉, 새콤달콤한 딸기와 직접 내려주신 핸드드립 커피까지 어느 한 가지도 정성스럽지 않은 게 없었다.
재작년 엄마가 암수술을 하셨을 때도, 작년 내 첫 에세이가 나왔을 때도 늘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응원해주셨던 선생님이셨다. 오늘 밥상은 간이며 반찬 종류며 오롯이 엄마를 생각하며 맞춰 준비하셨다고 했는데, 한 눈에 보아도 엄마 입맛에 딱인 맞춤밥상이었다. 모두 엄마가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찬 밥상이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지만 오늘 밥상만큼은 준비하고 대접해주시는 분의 마음에 보답하기라도 하시는 것처럼 실컷 누리고 양껏 드셨다.
잘 알고 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식성에 맞추어 좋아할 만한 반찬을 만들고 식탁을 채워갈 때의 기쁨은 대접받는 사람의 기쁨 이상이라는 것을.
선생님은 엄마가 맛있게 드시고 연신 좋다 하시는 끄덕임을 보시며 무척 기뻐하셨다. 마음을 나누고 마음을 전하는 행복한 밥상이었다.
님, 마음을 나누는 행복한 점심 드세요. 🍚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밥상에 오르내리며 나를 키워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