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있고, 마무리를 하는 시점이 있어서 다행이다. 참 감사하다.
일이든 공부든 마찬가지다. 실상 일이 끝이 있고, 공부가 끝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은 결과보고가 끝나면, 공부는 시험이 끝나면'이라고 정해놓고, 중간에 한숨을 돌리고 쉬어가는 틈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그래야 갑갑하게 조였던 나사를 풀어놓고 잠시라도 느슨하게 퍼져있다가, '다시 시작'하기 위해 기름칠도 칠하고 재정비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로봇도 아닌데 쉼없이 달릴 수 없지 않은가? 심지어 로봇도 쉬어야 한다는데. 몇 년 전,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도들과 일해본 적이 있는데, 로봇을 시연해보는 체험행사에서 로봇이 2시간 이상을 내리 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박장대소한 적이 있었다.
"로봇도 2시간마다 한번씩 쉬어줘야 해요. 그래야 또 움직일 수 있어요."
체험부스를 운영하던 연구원의 속뜻은 아마도, 우리 역시 쉬어야 한다는 말인 듯 싶었다. 관절춤을 추고 한참 열심히 일하던 로봇요원을 눕혀 쉬게 하고, 덕분에 우리도 시원한 커피 한 잔을 하며 혼을 쏙 빼놓던 어린이 손님들의 아우성에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체험 부스 앞에는 쉬어간다는 안내문도 붙여놓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오늘을 누리실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