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찾아 지방에서 올라와 낯선 서울살이를 시작했지만, 녹록치 않다.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니 퇴근한 후에도 딱히 만날 사람이 없다. 오늘 있었던 일상과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회사와 집을 오갈 뿐이다. 회사 일은 빡빡하고 피곤하니 운동을 할 수도 없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서 당근마켓을 기웃거리다가 그나마 눈에 띄는 동네 모임에 참석했는데 모두다 같은 마음으로 모인 것이 아니었다. 다음에 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 또 혼자가 되었다. 청년기를 지나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시계추처럼 회사와 집을 오갈 뿐이었다. 9시부터 6시까지 직장에 매여있다가 퇴근하고 나면 취미생활도 하고 동네생활도 즐기고 싶었는데 막상 연락할 사람이 없어 늘 상상에서만 끝난다는 게 함정이다.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는 소소한 일이 점점 힘들고 어려워지니 속상하다."
빡세게 일만 하다 퇴근했지만, 소소한 일상과 안부를 나눌 사람 하나 없어 더 피곤하고 지친다며 잠옷 바람으로 화상미팅에 참여한 30대의 직장인의 고백이다.
비단 한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직장을 찾아 서울로 올라와 자취하며 1인 가구로 살아가는 2,30대의 청년들이 겪는 고립의 어려움이다. 스스로 자신은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느끼고 위축된 기분을 느끼고 우울해한다. 이들이 깊은 고립으로 빠지지 않도록 느슨한 이웃이 되어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