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강 잠수교에서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무려 4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70팀의 참가팀들의 참가 의도도 가지각색이었다. 평소 일상이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 멍 때릴 시간이 없어서 멍 때릴 여유를 갖고자 했다는 워킹맘, 고민으로 가득한 딸의 복잡한 머리를 싹 비우고 가볍게 돌아가고 싶다는 한 아버지, 10대 청소년부터 60대 이상의 노년층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은 대회의 수상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 자의든 타의든 복잡해진 머릿속과 일상을 90분의 멍 때리기로 조금이라도 가볍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커보였다. 꽤 뜨거워진 햇빛이 내리쬐는 5월의 한강 둔치에서 90분을 아무 생각 없이 버티면서 머리를 가볍게 할 수 있다면 나도 참가해 볼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를 해본다고 시도해보는 일들이 쉽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표현방식이 다른 이유가 약속 시간, 장소 하나 잡는 것 조차도 소통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쉽지 않다고 느낀다. 이것 저것 생각해야 하고 복잡해지는 것에 대해 이제는 다소 지치는 느낌이 든다. 처음의 마음, 왜 하려고 했는지 이유와 방향성만 생각하면 되는데, 이것 저것 고려할 것이 많이 생긴다. 앞으로의 과정에서 쉬이 지치지 않도록 가끔씩 멍 때리기도 해야겠다.